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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CD

Verandah Project 베란다 프로젝트 1집 DAY O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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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난 마음이 복잡할 때면 늘 찾아가네
묵묵히 오르는 가파른 길

고개 돌려 내려다 보네
까마득한 내가 살아가는 작은 세상

두 눈 감고 멈춰 서서
귀를 기울이면 서걱이는 바람 소리
일렁이는 맘 잠재워준다

내가 걷는 이 길은 나에게
이제 다 내려놓으라 늘 말해주네
어서 오라
조용히 나에게 손짓하네

이른 아침 물기 어린 흙냄새 맡으며
하늘 향해 두 팔 벌려
가슴 가득 숨 들이마신다

내가 묻는 수없이 많은 질문들
언제나 다 메아리로 돌아오지만
혹시 몰라
오늘도 네 이름을 또 불러본다

구름에 감춰진 그 곳에
마침내 마지막 발을 내딛는 순간

오, 난 이제 터질 듯 뛰는 가슴에
한없이 네 이름을 또 불러본다

내 눈 닿는 어딘가
또 오늘을 살아갈 너,
너를 향해

오, 난 이제 해묵은 기억들 모두
이곳에 묻어둔 채 되돌아 간다

아무렇지 않은 듯
또 내일을 살아갈 저 세상으로



괜찮아


함께 출발한 네 친구들이
어느새 저만치 앞서 달릴 때

닿을 듯 했던 너의 꿈들이
자꾸 저 멀리로 아득해 질 때

그럴 때 생각해
지금 이 순간이 언젠가 너를 
더욱 빛나게 할 거야

괜찮아, 힘을 내
넌 할 수 있을 거야
좀 서툴면 어때
가끔 넘어질 수도 있지

세상에 모든 게 단 한번에 이뤄지면
그건 조금 싱거울 테니

너보다 멋진 네 친구들이
한없이 널 작아지게 만들 때

널 향한 사람들의 기대로
자꾸 어디론가 숨고 싶을 때

그럴 때 생각해
지금 이 순간이 언젠가 너를 
더욱 빛나게 할 거야

괜찮아, 힘을 내
넌 할 수 있을 거야
좀 더디면 어때
꼭 먼저 앞설 필요는 없지

저 높은 정상에 너 혼자뿐이라면
그건 정말 외로울 테니

괜찮아, 힘을 내
넌 할 수 있을 거야 
뒤를 돌아봐
벌써 이만큼 온 거잖아

언젠가 웃으며 오늘을 기억할 날에
조금 멋쩍을지 몰라 
너도 몰래 어느새 
훌쩍 커버린 너일 테니


BIKE RIDING


아침 일곱시 오분
오늘도 자전거를 끌고
너를 만나러 간다
힘차게 패달을 밟고
으샤 언덕길 조금 더 힘을내
두 손 벌려 바람을 맞을까
오늘따라 날씨도 좋아
지나가는 아주머니 조심하세요
제가 조금 급하답니다. 늦었어요.

저기 다릴 건너서
공원을 가로지르며
저 멀리 반가운 노란 너의 자전거
웬 일인지 나는 네가 좋아
잠이 덜깬 모습도 좋아
앞서가는 뒷모습이 사랑스러워
때릉때릉 나의 마음을 전해보네

매일 지나도 늘 새로운 풍경들
싱그러운 봄바람이 좋아
구름위를 나는것 같아
나란히 네 손을 잡고 달리고 싶어
때릉때릉 나의 마음을 전해보네

웬 일인지 나는 네가 좋아
물마시는 모습도 좋아
처음 내게 길을 묻던 그 순간부터
매일매일 함께 달리는 아침산책


꽃 파는 처녀


바람도 없던 따뜻한 날
그리 익숙지도 않은 길을 걷다
흰 꽃잎 활짝 피운 프리지아 놓인 골목
닫혀 있던 문을 두드렸네

그대는 열린 문 틈으로 
나를 바라보며 누구냐고 묻네
'저, 여기 어두워도 잘 자라는 꽃 없나요 ? '

날 부른 건 그대 였을까
조용하게 웃던 그대여

아무도 없던 어느 휴일에
조용히 지나치던 그 거리
꽃집을 지나 눈을 못 떼고 당신을 찾아도 
시간은 흘러 여름 오고
그대 눈빛 남은 유리창에 기대
난 정말 바보처럼 혼잣말로 얘기하네
그대 다시 찾고 싶다는 말

철 지난 꽃은 이내 떠나고
새 봄이 다시 찾아오지만
텅 빈 화분은 어떻게 하나
고여있는 빗물

너무 똑같은 그대 얼굴
항상 지나치던 횡단보도 너머
그대를 마주 한 채 무심한 듯 얘기하네 
다시 꽃을 보고싶다는 말



TRAIN


서둘러 올라선 밤기차에
말 없이 무표정한 사람들
구석진 창가에 내 몸을 묻은 채
또 난 난 나는 떠난다


조금씩 멀어지는 도시와
이윽고 낯설어진 이정표
어디서 끝이 날지 모르는 여정
또 난 난 나는 떠난다


떠나온 걸까 떠나가는 걸까
옅은 잠에서 눈뜨면 또 어딜까
그 곳에서는 찾을 수 있을까
또 난 난 나는 떠난다



끝없이 덜컹이는 기차에
맥없이 흔들리는 사람들
풍경에 덧입혀진 지친 내 모습
또 난 난 나는 떠난다


떠나온걸까 떠나가는걸까
돌아갈 곳은 이미 내게 없는데
언제쯤 나는 머물 수 있을지
난 널 널 너를 그린다 
그려본다 
그린다


나는 널 널 널 그린다
그리운다 (어디에로)
그리운다 (어디야)


난 널 널 너를 그린다
그리운다 (어디에로)
그리운다 (어디야)



벌써 해가 지네


부스스 일어나 커튼을 열어보니
따가운 햇살과 분주한 거리풍경
아 어느새 눈 떠보니 하루의 절반이 휙하니 지났구나

커피를 마시며 담배를 입에 물고
이메일과 뉴스와 문자를 확인하네
아 세상은 별탈없고 친구와 가족도 별일들 없는가봐
아 이런 날엔 미뤄왔던 일들을 맘잡고 해볼까
아 씻기도 귀찮은 나른한 주말 오후 

가만히 있어도 배는 왜 고픈걸까
컴퓨터 앞에서 커피만 두 잔째네
아 심심해 한숨만 푹 
또다시 침대에 누워서 뒹굴뒹굴
아 이런 날엔 여자친구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뭘해도 재밌을텐데 
갈곳도 참 많을텐데
오늘은 왜이리 날씨도 좋은걸까

TV나 볼까
벌써 해가 지네
책이나 볼까
벌써 해가 지네



#김동률#이상순#金东律#KimDongRyul#뮤직팜#롤러코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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