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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읽고 싶은책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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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하고 재미없었다. 확실히 베스트셀러가 꼭 좋은 책은 - 철저하게 내 입장에서 -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은 책이다. 1년에도 수 많은 베스트셀러 책이 나온다. 그 중에서 이 책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처럼 초베스트셀러도 나온다. 보통 베스트셀러를 굳이 보려 하지 않는다. 도서관에서 빌려 보더라도 워낙 경쟁이 치열하니 몇 개월 지나거나 1년은 지나야 보게 마련이다. 이번 책도 1년 정도 지나 읽게 되었다.

서점에서 얼핏 봤을 때 딱히 땡기지도 않았다. 어떤 내용인지 제대로 본 것은 아니고 워낙 화제였던 책이라 슬쩍 봤다. 되돌아보니 베스트셀러가 된 책치고는 상대적으로 언론의 화제성은 좀 부족했다. 책을 읽어보니 그럴만 하다. 책은 넓고도 얕은 지식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다. 지식이라는 것은 깊을 수 있고 얕을 수 있다. 두루 두루 많이 알 수도 있고 특정 분야 전문가 뺨치는 수준을 가질 수 있다. 이 책은 넓은지도 잘 모르겠고 얕은지도 잘 모르겠다.

신기했다. 이 책이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읽었다는 사실이. 책 자체는 결코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얕지도 않았다. 넓다는 측면에서도 난 동의할 수 없었다. 상당히 좁고 조금 깊은 내용이었다. 그것도 이미 저자가 자신이 이야기하고 싶은 방향성을 다 결정한 후에 일방적으로 쓴 내용이라 편협적이다. 흠사 음모론 적을 읽는 느낌이 강했다. 예전에 차이트가이스트라는 시대정신 다큐와 책이 있었다. 상당히 흥미롭고 말초적이며 집중하게 만들었지만 실제로 음모론에 가까운 내용이다.

어차피 이 책을 쓴 저자는 전문가는 아니다. 게다가 책은 제목에서 나온것처럼 넓고 얕게 알려주겠다고 한다. 그것도 지적 대화를 위해서. 그렇다면 특정 사상보다는 일반적인 관점에서 골고루 알려주는 게 맞다고 판단하는데 책에 전반적인 사조는 마르크스와 헤겔의 유물론적인 관점과 운명론으로 보였다. 모든 내용을 전부 자연스럽게 이어붙이거나 억지로 연결해서 모든 역사와 정치와 경제와 사회, 윤리를 끼어 맞춘다.

기본 전제가 생산수단을 가진 사람이 세상을 지배한다. 그리고 모든 집단은 서로 대립하며 자신의 이익을 추구한다. 역사와 정치와 경제가 발전한 모든 것은 책에서 언급하는 주장에 부합되도록 발전했다. 이런 식으로 책은 연결된다. 인간이 살아가며 발전하고 그에 따라 역사가 변하고 정치가 만들어지고 경제가 따라간 것이 아니라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결과라 말한다. 역사에 가정이 없다지만 그 누가 있었든 없었든 필연적으로 지금의 사회체계가 생겼을 것이라고 본다.

책에서 저자는 공산주의는 폐기되었다고 말하는데 그렇게 따지면 책에서 계속해서 언급하는 유물론적인 관점도 이제는 거의 폐기되었다. 해방신학까지 끌어들이는 것은 전체적으로 넓은이라는 측면에서는 맞지만 아무리봐도 아니다 싶다. 고대 사회는 생산수단을 차지한 사람이 아닌 생산물을 갖고 있는 사람이 더 우세한 것이 아니였을까. 경작을 하는 시대가 아니었으니. 무리를 지킬 수 있는 힘있는 자가 차지한다. 이건 굳이 생산수단 관점이 아니라 진화관점에서 보면 그렇다.

역사와 경제와 정치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이 있다. 이를 위해서 정말로 넓고 얕은 지식으로 지적 대화를 나누자면 골고루 알려주는 것이 맞다. 특정 사상에 따른 필터링으로 세상을 바라보니 내 의식과 사상이 잘못되어 그런지 동의하기 힘들었다. 그걸 뛰어넘어 보통 음모론 책은 내용을 동의하기 힘들어도 재미있고 흥미로운데 이 책은 그렇지도 않았다. 도대체 이 책을 그토록 많은 사람이 읽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한편으로는 정말로 그 분들이 전부 이 책을 끝까지 읽었을까에 대한 의구심도 생긴다.

난 읽으면서 계속 지루했고 따분했다. 그만 읽을까에 대한 유혹마저 들었지만 끝까지 읽었다. 경제 분야 자체도 차라리 시대 순서에 따라 경제가 어떻게 변화했고 그에 따라 어떤 사조가 좀 더 득세했는지로 설명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본다. 책은 이미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 유물사관이 그렇다 - 상황이 발생했을 뿐이라 한다. 현재 세계를 신자유주의 세계라고 하는 것도 다소 의아했다. 이미 미국 금융위기와 더불어 신자유주의는 퇴색해 버렸고 새롭게 뉴노멀이라는 표현이 나온지 어느 덧 10년 정도 되어가는데.

무조건 자본주의는 공급 과잉이라는 표현도 그게 자본주의 특징이라고 할 수 없다고 본다. 또한 공급 과잉을 위해 해소하려고 식민지 개척부분도 그렇다. 그 반대로 난 알고 있다. 자원이 필요해서 신대륙으로 떠났고 그 결과 그들에게 제품을 팔면서 순인데 책은 그게 아니라 무조건 넘쳐나는 공급을 해소하기 위해 식민지 개척했다고 한다. 내가 뭐 그쪽 전문가가 아니라서 정확하지 않지만 내가 읽은 책들은 그렇다. 그 부분도 불만이었다.

이런 책에서 도대체 참고자료와 서적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 자신이 어떤 주장을 펼치기 위해서는 정확하게 어떤 책과 사료에서 영향을 받았거나 참고했는지 알려주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이라 본다. 이 책같은 경우 더더욱 그런 점을 밝혀야 한다. 대부분 출판사에서는 이런 경우 출처와 참고자료를 알려달라고 하는데 저자도 그렇고 편집부에서도 전혀 관심조차 없는 것인지 알려지길 싫어했는지 모르겠다. 자신이 읽은 책과 참고한 인터넷 자료를 알려줘도 되었을텐데 말이다.

이 책을 읽고 지적으로 토론하게 되면 내가 볼 때 이상한 사람 취급당할 수 있다. 세상이 이렇게 단편적으로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불행히도 훨씬 더 복잡하고 어렵고 밝히기 어렵다.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으로 책에 나오고 언급한 내용이 마음에 들고 현실과는 상관없이 대리만족을 줄 수는 있겠다. 이미 시대 흐름에서 벗어난 걸 들고나와 이렇게 히트를 끌었으니 그 점은 존경스럽다. 그렇기에 더욱 신기하기도 하다.

책을 읽으며 의아스러운 내용이나 대목은 따로 적기도 했는데 굳이 그걸 내가 다시 하나씩 찾아가며 반박하거나 내 생각을 적는 것은 시간낭비인 듯 싶다. 이 책이 훌륭하다고 하는 분들도 꽤 많던데 나와 다르다고 여기면 되겠지만 조심스럽기는 하다. 책에서 동의하거나 그건 그렇지 하는 부분도 분명히 있었지만 이미 자신의 주장을 위해 모든 것을 꿰어 맞추기식이다. 난 외로운 길을 걸어가는 것일까, 남들과는 다른. 그건 아니다. 책에서 말한것처럼 진실을 제대로 알려주는 것은 다들 흥미없고 지루해하지만 이 책처럼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보여주는 책은 인기를 끈다. 정말로 이 책을 구입한 사람들은 완전히 끝까지 다 읽었을까 계속 궁금했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구입한 책이라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내용이 궁금해 졌다. 이 책은 2014년 12월 24일에 초판을 발행했는데, 약 1년 만에 210 쇄를 기록했다.

'도대체 어떤 책일까?' 하는 궁금증이 이 책을 읽게 된 동기인데, 이 책의 저자는 팟 캐스터 <지대넓앞>의 진행자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이 소개글 중에는, " 널려 있는 정보들 중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가장 가치있는 지식만을 선별해서 쉽고 단순하게 손질했다." 라고 하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꼭 알아야 할 가치있는 지식들은 무엇일까?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은 1권은 현실세계를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로 세분화하여 다루었고, 2권은 현실 너머의 세계를 인간정신과 관련해 철학, 과학, 예술, 종교, 신비의 영역으로 나누어 다루고 있다.

다른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최소한의 지식, 꼭 알아야 할 지식을 담은 책이다. 지금의 너와 나 뿐만이 아니라 과거와 미래의 사람까기 아우르는 공통분모인 교양, 인문학 서적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 봤다. 이 책 속에 나오는 내용들은 분명 중고등학교 시절에 교과서를 통해서 배운 내용들이건만, 학교 교육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이 책의 내용의 몇 퍼센트만이라도 알고 있다면 꽤 교양이 있는,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특히, 연예 프로그램에 나오는 사람들은 과연 학교 교육을 받기나 했을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 경우가 얼마나 많던가.... 우리 최소한의 교양을 갖추고 살도록 합시다 !!

이 책의 내용이 5분야로 세분화되어 있으니, 책을 읽을 때에 순서와 관계없이 읽어도 될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데, 책의 내용은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가 순서대로 읽어야 이해하기 쉽고 연결이 되기 때문에 순서대로 읽을 것을 저자는 권한다.

그리고 이 책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각 파트마다 중간정리, 최종정리가 되어 있어서 각 파트를 읽으면서 중간에 한 번 읽은 내용을 정리하고 마지막에 다시 정리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1. 역사 : 누가 어떤 생산수단을 소유했느냐에 따라서 시대적 구분을 했다. 생산수단을 가진 사람이 권력을 소유한다. 역사를 5단계로 구분하면, 원시 공산사회, 고대 노예사회, 중세 봉건사회, 근대 자본주의, 현대로 이어진다. 이런 구분은 교과서에서 배운 구분과는 명칭에 다소 차이가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역사를 움직이는 핵심 개념을 생산수단과 공급과잉이란 경제 개념으로 설명을 하는데 역사를 움직여 온 핵심은 경제라는 관점이다.

자본주의 특성은 국가간의 경쟁을 불러 일으켰으며 이로 인해 식민지 정책과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났으며, 경제적 위기 상황에서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났다.

2. 경제 : 시장에 대한 정부의 개입을 기준으로 4개의 경제 체제로 분류한다.

* 초기 자본주의 - 시장의 자유만이 존재하는 경제 체제, 세금은 거의 없고 복지도 없다.

* 후기 자본주의 - 시장의 자유를 축소하고 정부가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경제 체제, 세금이 높고 복지가 강화된다.

* 신 자유주의 - 정부의 개입을 축소하고 시장의 자유를 확대하려는 경제 체제, 세금이 낮고 복지가 축소.

* 공산주의 (사회주의) : 정부의 강력한 개입과 통제, 세금이 100%에 가깝고 복지도 100%

경제는 역사를 움직이는 토대가 되고, 정치와 사회를 이해하는 근간이다.

3. 정치 : 정치를 부를 어떻게 나눌 것인가, 누구의 이익을 우선시 할 것인가에 대한 결정, 이런 결정의 주체가 누구인가에 따라 민주주의와 독재로 나눈다.

보수와 진보의 개념을 경제 체제와 연계하여 구분하여 이론적 측면으로 살펴본다. 보수와 진보 개념을 토대로 오늘날 한국 사회의 다양한 집단들을 현실적으로 구분하다.

4. 사회 : 우리 사회의 모습과 그 사회에 놓인 개인, 이와같이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본다. 즉, 개인과 사회에 대하여 알아보는 것이다. 개인과 사회는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다. 개인과 사회의 갈등 상황을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본다. 개인주의와 집단주의, 이기주의와 전체주의, 자연권 등과 같은 개념정리를 한다.

기업과 자본가의 이익을 대변하는 보수의 집권이 지속되는 이유 중의 하나는 미디어의 힘이라는 점을 직시한다. 미디어의 특성 중 하나는 정치적 집권에 대한 이론적 측면과 현실적 측면의 괴리를 설명해 주는 연결고리가 된다.

5. 윤리 : 일반적으로 사람이 지켜야 할 도리를 말하며, 윤리는 '당위적 명제를 대상으로 하는 학문'이다.

윤리적 판단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실제의 세계와 무관하게 존재한다.

'윤리가 뭐야'라는 질문에 대한 두 가지 답변으로,

하나는 의무론, 의무나 도덕법칙을 준수하는 행위, 비결과 주의로 칸트의 주장이다.

또 다른 하나는 목적론, 이익을 창출하는 행위로 좋은 결과를 고려한 행위, 결과주의로 공리주의자들의 주장이다.

누군가를 만났을 때에 대화의 대상이 무엇인가? 몇 시간을 이야기를 나누고 헤어지는 순간에 어떤 생각이 떠오르는가?

일상생활에서 우린 너무 가볍고 의미없는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지는 않은가?

이제 조금은 다른 대화를 하고 싶은 생각은 없는가?

우리의 삶에서 꼭 알아야 할 기초적인 지식, 꼭 깊이있는 내용은 아니더라고 폭넓은 지식, 두루 두루 섭렵한 그런 지적 수준을 갖춘 그런 대화를 하고 싶다면, 기초적인 인문학적 소양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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